학생기자단
경관학회 학생기자단 소식지 NO.34 : 흔적으로 살펴보는 근현대 서울의 경관
관리자 2021.11.12 245

흔적으로 살펴보는 근현대 서울의 경관



한국의 근현대 경관을 담은 도시의 작은 조각들





()한국경관학회 학생기자단 10



서울시립대학교 함은경







서울의 역사를 알려주는 맨홀 덮개들 빌딩들의 명함 명패와 머릿돌





(출저: http://www.sfac.or.kr/magazine/)







지난 1012일 서울시립대학교 도시경관디자인론 강의를 수강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흔적으로 살펴보는 근현대 서울의 경관이라는 제목의 특강이 열렸다. 강의는 서울의 현대를 찾아서페이스북 페이지 및 인스타그램, 트위터 운영자인 김영준 도쿄대학교 박사과정 연구원이 진행했다. ‘서울의 현대를 찾아서2015년 하반기에 시작해서 6년째 지속되고 있는 도시기록 활동이다. 이는 서울을 돌아다니며 오래된 건물과 간판, 맨홀 등 서울의 옛날 흔적들을 많은 사람들에게 공유하기 위해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서울을 읽어내기 위한 흔적: 맨홀과 휘장, 명패, 근대건축



강의에 앞서 김영준 연구원은 맨홀과 휘장, 명패, 근대건축물들은 서울의 도시경관 역사를 설명하는데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라고 생각한다.”라고 언급하며 흔적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맨홀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2017년 기준 2016 서울시 맨홀현황 통계 보고에 따르면 서울시의 맨홀 개수는 약 60만개, 서울의 건축물 동수는 약 69만개이다. 이는 적어도 서울의 길거리에 섰을 때 눈에 들어오는 빌딩 수만큼이나 우리의 발 밑에는 맨홀이 존재한다는 것을 뜻한다. 또한 맨홀은 지상부의 모든 도시 시설물을 유지시키는 지상 문명과 이를 지탱해주는 지하 문명을 이어주는 접점이라는 존재 의의를 가지고 있다. 맨홀 가운데 부분을 보면 휘장이라고 하는 심볼 마크가 새겨져 있다. 서울시 휘장은 제 1기부터 제 4기까지 총 4번의 변화를 거쳤고 맨홀 덮개의 휘장 모양을 보면 어떤 시대에 만들어진 것인지 알 수 있다. 더불어 휘장이 바닥에서 발견되는 분포를 통해 서울시 행정구역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도 유추가 가능하다.



빌딩의 머릿돌과 명패는 자신들의 이름을 알리고 사람의 명함과 같은 구실을 하는 존재이다. 명패와 머릿돌의 종류도 건물의 종류만큼 다양하다. 중앙빌딩은 1959년 남대문로 5가에 지어진 상가주택이다. 건물 앞에 새겨진 中央 삘딍의 명패를 보면 중앙은 한자로 빌딩삘딍이라는 고색창연하게 표기해놓은 것을 볼 수 있다. 실제로 일제 강점기 때만 해도 현재 사용되는 빌딩이라는 표기보다는 삘딩’,‘삘딍’,‘빌딍과 같은 표기가 더 많이 사용되었다. 외래어 표기법이 하나로 수렴되기 전까지 이와 같은 표현이 해방 이후에도 많이 사용되었고 이 명패 또한 그 시절의 흔적이라고 할 수 있다.



서울역과 같이 누구나 알고 나라에서 관리하는 근대건축물도 중요하지만 이름 없고 주목 받지 못하는 근대건축물 또한 역사를 보여주는 중요한 흔적이다. 일본 적십자사의 조선 본부는 1933년 준공된 건물로 지금까지 90년 동안 적십자사의 오피스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이는 서울에서 보기 드물게 용도와 형태가 그대로 유지되는 경우이다. 또한 아시노모토 일본 조미료 회사의 조선 사업소로 지어진 건물은 현재에도 준공된 이후로 1930년대 초중반의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는 서울의 산증인이다. 1층은 카페가 운영되고 있지만 2, 3, 4층은 계속 비워진채로 남아있어 철거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우려와 걱정이 남는다.











흔적들을 기록해야 하는 이유



개인이 도시를 기록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서울시와 각종 연구기관 및 학회에서 도시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지만, 공공조직이 갖는 한계성과 각각의 기관에서 학문 세부 분야적 관점이 갖는 한계성으로 인해 미처 포착하지 못하고 지나가는 도시 공간들도 있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로는 맨홀이 있다. 그동안 사람들은 맨홀 밑의 인프라에만 관심을 가졌다. 맨홀 덮개에 그려진 휘장의 모양, 맨홀 덮개 분포로 읽을 수 있는 도시 조직의 변화 같은 것을 학문적으로 바라본 사례가 없었다. 개인의 도시기록은 현대의 스마트폰과 발전과 함께 사진으로 남겨지기 때문에 한 번 기록된 도시경관은 영원히 박제할 수 있다. 이런 기록들이 모인다면 선순환이 일어나 철거될지도 모르는 이름 없는 근대건축들의 가치와 의미가 알려질 수 있고 급격하게 발전이 이루어진 서울의 분절된 기억을 이어줄 수 있다. 이는 서울이라는 도시 자체에 대해 공감대를 가지고 공간에 대해 연대를 느낄 수 있는 시발점이 될 것이다.





본 강의는 여러 가지 사례들을 통해 맨홀이 있는 지표면에서부터 근대건축물이 있는 지상까지 올라가며 서울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었다. 또한, 도시를 기록하는 행위가 왜 중요한지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도 들을 수 있었다. 최근 4~5년 동안 우리나라의 레트로 열풍과 근대문화재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보전을 위한 움직임이 많이 일어나고 있지만 아직은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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