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그 속에서도 피어나는 정원문화

(사)한국경관학회 학생기자단 10기

서울여자대학교 이정민

어느새 우리의 삶의 일부로 자리 잡은 코로나19는, 일상생활 속 여러 모습과 시민들의 다양한 인식 변화를 야기했다. 비대면 체제가 강화되고, 거리두기가 일상화되면서 자유로운 여행을 포함해 여가 생활을 즐기는 방식 또한 상당수 제약되었다. 이러한 많은 제약 속에서 비교적 적은 행동반경을 필요로 하는 ‘근린공원’의 사용 빈도가 기하급수적으로 증폭한 것이 사실이다. 시민들의 각박하고 자연이 결여되어 있는 삶 속에서 원석처럼 발견된 근린공원, 정원, 도심녹지는 다시 한번 그 자리매김을 확실히 하고, 시민들의 수요와 요구에 따라 여러 형태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색다른 정원문화체험을 선물하고 학습의 장이 되어줬던 코로나19 속 여러 ‘정원문화박람회’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Ⅰ. 2021 정원드림프로젝트

‘정원드림프로젝트’는 정원 분야 취·창업 준비생 청년 5명과 정원작가 1명이 팀을 이루어 대상지에 실습정원을 조성하는 정원 조성 장기 프로젝트로, 청년들의 실무 체험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정원산업 확대, 공간재생이 주목적이다. 정원드림프로젝트 2회차인 올해에는 전국 5개의 권역(울산, 순천, 천안, 오산, 구미), 권역당 5개소로 총 25개소의 공공정원을 조성했다. 이번 정원드림프로젝트는 청년 전문인력 125명을 양성했을 뿐만 아니라, 총면적 10,840m2에 해당하는 유휴부지를 정원화 하여 탄소 저감과 도시재생에 기여해 주민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이번 정원드림프로젝트에서 특별히 눈에 띄는 점은, 범유행 시대에 입각한 다양한 온라인 매체를 활용해 사업 홍보와 시민 참여를 끌어냈다는 점이다. 그 사례로, 화보집을 제작하고 온라인 정원 VR 투어 플랫폼을 구축하였고, 이는 코로나19 시대에 발맞춘 정원문화를 확산시키는 성과를 거두었다.

<사진 출처_라펜트, 동국대 ‘루트’팀 정원>

Ⅱ. 2021 경기정원문화박람회

올해로 10주년을 맞는 경기정원문화박람회는, 경기도가 지속가능한 도시재생과 생활 속 정원문화 확산을 위해 2010년 국내에 처음 도입한 프로젝트로, 다양한 장르의 정원 작품 설치와 전시로 이루어진 시민참여형 행사이다. 매회 개최지는 경기도에 있는 도시들의 경쟁으로 선정되며, 이번 제9회 경기정원문화박람회의 경우 ‘구리 장자호수생태공원 일대’가 ‘몸과 마음을 정화하는 행복한 정원’이라는 주제로 제9회 개최지로 선정되었다. ‘기억의 정원’을 주제로 조성된 디자이너정원 7개소는, 박람회장이 있는 구리시 지명의 유래나 전통문화, 역사 등을 정원에 승화시켜 시민들에게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또한 ‘정원으로의 초대’를 주제로 공모된 실내·외 생활정원은 총 30개소로, 정원에 관심이 있는 청년과 시민들이 제각기 다른 개성을 살려 조성해, 관람객들에게 다채로운 시각적 경험을 제공했다. 경기정원문화박람회 또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방역지침을 지키기 위해 온라인 사전예약제를 통해 관람 인원을 분산하고자 했지만, 박람회 진행 기간의 엄중한 방역상황을 감안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공문에 따라 전면 온라인 관람으로 대체되었다. 경기정원문화박람회 측은, 조성된 정원을 비대면으로 둘러볼 수 있는 체제뿐만 아니라, 홈페이지를 통해 ‘정으로 물드는 뜰’을 주제로 다양한 정원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시민들의 아쉬움을 최소화하고자 했다. 이외에도 박람회 부대행사로 ‘마을 정원을 통한 경기도의 행복한 변화’, ‘환경을 생각하는 지속가능한 정원 가꾸기’를 주제로 한 온라인 컨퍼런스와 연계 기획전 ‘내 마음의 정원’ 등이 개최돼 많은 관심과 호응을 받았다.

<사진 출처_ 경기정원박람회 홈페이지, 작가정원 "샛"다리마을 DIARY, 두개의 자연>

Ⅲ. 2021 코리아가든쇼

산림청이 주최하고 국립수목원과 울산광역시가 공동주관하는 코리아가든쇼는 우수한 가든 디자이너 발굴과 육성을 목표로 2014년부터 개최해 온 국가 행사이다. 이번 코리아가든쇼는 ‘2021 대한민국 정원산업박람회’의 일환으로 국내 최고 권위를 가진 정원디자이너 경연대회의 위상을 자리매김했다. 올해 본 행사는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에서 ‘정원, 그 안에 자연을 담다.’라는 주제로 조성되었다. 특히 이번 심사는 기존 실외정원 쇼가든 뿐만 아니라 실내정원인 인도어가든을 추가함으로써 한국적인 정원 모델을 제시하고 한국 정원문화의 확산을 일으켰다. 2021 코리아가든쇼에 조성된 쇼가든 작가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정원 속 자연을 이야기했다. 몇몇 작가는 자연이 주는 경각심과 공생을 말하고, 다른 작가는 울산의 문화와 함께한 태화강과 그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했다. 이들의 다채로운 정원 작품에도 한가지 공통점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자연에 대한 존중’이다. 코로나19와 기후위기 속 도시숲, 정원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지금, 자연 존중에 대해 조성된 여러 정원은 시민들을 포함한 여러 계층의 관람객이 다시 한번 환경에 대한 소중함을 고찰해보기 좋은 기회로 다가왔다. 코리아가든쇼 주최 측 또한, 코로나19 확산세에 맞춰 기존 10월 15일에서 11월 2일로 개최 일정을 조율했으며, 비대면으로도 정원을 즐길 수 있도록 수상작들을 온라인으로 관람할 수 있는 플랫폼과 동영상을 준비해 더욱 많은 관람객을 만족시켰다.

<사진 출처_코리아가든쇼 홈페이지, 자연극장>

정원문화박람회는, 공모에 응모하는 청년·시민·디자이너들에게 꿈과 관심사에 대해 한 발짝 더 다가갈 기회가 되어주고, 박람회를 관람하는 사람들에게는 일상 속 선물처럼 찾아온 색다른 힐링이 되어주고 있다. 본 정원 박람회 모두, 우리의 일상 공간인 도시를 녹색으로 물들이는 ‘정원도시’로 선포하고자 하며, 힘든 시기를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포함한 모든 사람, 자연, 반려 동·식물이 함께 이겨낼 수 있는 ‘더불어 사는 아름다운 정원’을 만들고자 하는 목적성에 기여하고 있다. 이번 주말에는, 우리의 오늘을 풍요롭게 마무리 할 수 있는 여러 정원을 찾아가 힐링해 보는 건 어떨까?

[부록; 정원박람회 존치 정원 관람 가능 일시]

- 2021 정원드림프로젝트

2021 9월 28일 (화) 시상식 ~ 존치 예정 (지자체 관리/ 시민 휴식공간, 정원 실습 공간)

*정원드림프로젝트 참가팀 SNS 계정, 유튜브 동영상을 통한 관람 상시 가능

- 2021 경기정원박람회

2021 10월 8일 (금) ~ 존치 예정 (시민정원사 채용/관리)

*작가정원·실외생활정원 부분만 관람 가능/ 온라인 전시 상시 가능

- 2021 코리아 가든쇼

2021년 11월 2일 (화) ~ 2022년 6월 30일 (목)

*실외 쇼가든 부분만 관람 가능/ 온라인 전시 상시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