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기자단
경관학회 학생기자단 소식지 NO.90(24-4)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덕수궁의 경관
관리자 2025.03.04 28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덕수궁의 경관

- 화려함 뒤에 숨겨진 슬픔과 저항의 역사

(사)한국경관학회 학생기자단 13기

숭실대학교 한유성

서울의 5대 고궁 중 유일하게 목조와 석조 건축물이 공존하는 공간, 도심 속 역사와 현대가 만나는 곳

한여름 7월 초, 시청역을 찾았다. 서울시청 앞은 출근하는 차량들로 붐비고, 곳곳에서 시위와 공연이 열려 매우 시끄럽고 분주하다. 하지만 이런 번잡함 속에서도 고요한 위엄을 자랑하며 과거의 흔적을 간직한 채, 그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덕수궁이 있다.

덕수궁은 서울의 5대 고궁 중 유일하게 목, 석조 건축물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또한, 조선시대 법궁 중 유독 빌딩 숲속에 자리한 궁궐이기도 하다. 콘크리트와 철근으로 이루어진 고층 건물들 사이에서 나무와 돌만으로 지어진 궁궐이 신과 구의 조화를 이루며 독특한 공간을 만들어낸다. 또한, 전통의 붉은 기와와 현대의 회색 콘크리트가 대조를 이루는 동시에, 자연의 푸른 녹색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이색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광명문과 한화빌딩

광명문과 한화빌딩 (출처: 본인)

광명문과 한화빌딩

광명문과 한화빌딩 (출처: 본인)


조선왕조로의 시간 여행, 웅장하고 위엄있는 덕수궁의 정전

대한문의 문턱을 넘어서면, 마치 시간의 문을 통과한 듯 과거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든다. 바쁜 현대인들의 발걸음이 사라지고, 고즈넉한 돌담길과 아름다운 정원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곳에서는 서양식 건축양식이 도입된 석조전, 국가 의식을 거행했던 중화전 등 다양한 역사적 건축물들을 만날 수 있으며, 각각의 건물들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품고 있다.

덕수궁을 대표하는 건축물 중 하나인 중화전은 조선왕조의 정전으로서, 황금색 단청과 오색 화려한 문양이 웅장하고 위엄있는 모습을 자아낸다. 내부에는 황제의 위엄과 권위를 상징하는 자리와 일월오봉도가 배치되어 있으며, 천장에는 황금색 용 장식이 아름답게 자리하고 있다. 시간이 흘러 자동차 매연과 미세먼지로 인해 바랜 모습을 하고 있지만, 오히려 켜켜이 쌓인 백년 세월의 흔적이 선명한 단청보다 더욱 품격있게 느껴진다.

대한문 앞

대한문 앞 (출처: 본인)

중화전 내부

중화전 내부 (출처: 본인)

대한제국역사관

대한제국역사관 (출처: 본인)


화려한 외관 뒤에 감춰진 슬픔과 저항의 역사

하지만 마냥 예쁜 곳만은 아니다. 덕수궁의 돌담길은 황제가 걸었던 길이지만, 나라를 잃은 슬픔을 담고 있는 곳이며, 화려하고 아름다운 외관 뒤에 침탈과 저항의 역사가 켜켜이 쌓여 있는 곳이다. 덕수궁 근정전의 앞마당을 밟으며, 그곳에서 벌어졌을 수많은 사건들을 상상해 볼 수 있다.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제였던 순종이 이곳에서 나라를 지키기 위해 어떤 결심을 했을지, 그 아픔과 절망을 떠올리게 된다.

융안문 앞마당

융안문 앞마당 (출처: 본인)

덕수궁 전경

덕수궁 전경 (출처: 본인)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덕수궁

이곳은 10년간 대한제국의 황궁으로 사용되었으며, '한국 근대화의 상징'으로도 여겨진다. 그러나 누군가는 이곳을 국가 쇠락의 장소로 떠올릴 수 있으며, 슬픔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장소로 여긴다. 이러한 여러 흔적과 감정들이 중첩되어, 현대에 이르러서는 문화와 예술이 겹겹이 더해진 공간이 되었다.

덕수궁은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공간으로, 우리의 역사를 되새기게 하는 중요한 장소이다. 이곳을 둘러보며, 단순한 경관 이상의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방문객들도 덕수궁의 고요함 속에서도, 역사의 깊은 울림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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