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기자단
경관학회 학생기자단 소식지 NO.107(24-21): 무엇이든 자유롭게 도모하는 시민공간, 도모헌
관리자 2025.03.06 101

무엇이든 자유롭게 도모하는 시민공간, 도모헌

부산시장 관사를 리모델링한 복합문화공간 도모헌

(사)한국경관학회 학생기자단 12기

경성대학교 최사라

군사정권 시대의 관저에서 시민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도모헌의 특별한 이야기


광안리가 보이는 청화대라 불리던 도모헌의 역사

도모헌은 1984년 처음 건축되어 군사정권 시절 대통령의 지방 숙소로 사용되었으며 이후에는 부산시장 공관으로 사용되었다. 건물 건축 당시 주변에 높은 건물이 없어서 광안리가 보이는 지방 청와대로 불리기도 했다. 도모헌은 대한민국 1대 건축가 김중업의 후기작이다. 2021년 4월 박형준 시장 취임 이후 관사에 입주하지 않고 시민에게 관사를 개방하겠다 밝히면서, 현대 건축가 최욱의 설계로 지난해(2023년) 7월부터 리모델링 공사에 착공해 올해 6월에 준공됐다. 그 과정에서 부산연구원이 시민과 전문가 의견을 참고해 도모헌의 활용 방안을 연구해 공연 행사 교육이 가능한 복합문화시설로 활용하기로 최종 결정됐다.

도모헌 외관

도모헌 외관


2024년 도모헌이란 이름으로 개방된 복합문화공간

도모헌(DOMOHEON)은 '권위주의를 탈피하고 시민의 품으로 돌아가는 도모헌'이라는 표어를 갖고 휴식과 만남, 신선한 아이디어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무엇이든 자유롭게 도모하는 공간이란 의미를 담았다. 부산시는 기존 건물의 역사·건축적 가치를 보존하면서 새롭게 해석할 수 있도록 창의적 복원했다고 전했다. 관공서 건물의 느낌이 나지 않도록 기존 틀은 보존하고 내·외공간을 허물고 덧붙이는 등 현대적인 해석을 통해 복합문화공간을 마련했다. 또 시민들이 많이 찾는 공간인 야외공간도 정비해 편의시설을 확충하고 보행로를 개선하는 등 휴식이 가능한 공간으로 만들었다. 이를 통해, '소소풍 정원'이 부산시 제1호 생활정원으로 지정되고 시민과 함께 가꾸는 '정원도시 부산' 조성에 선도적인 추진 사례가 됐다.

도모헌 내부는 자연에서 발견할 수 있는 색깔로 내부 공간 이름을 명명한 것이 특징이다. 2층 미팅룸의 이름은 두록으로 잘 읽은 콩색, 연하고 채도가 적당한 노란비과 연두빛 사이의 색 누룻누룻한 녹두의 색이다. 2층 콘퍼런스룸은 취람: 멀리 보이는 저녁 무릅 하늘의 기운을 띤 색, 하늘의 기운의 핀 색으로 먼 산에 끼어 푸르스름히 보이는 운치의 색. 2층 다목적공간은 번루: 달개비꽃의 색 아침에 활짝 핀 닭의 장풀색, 여름철 더위를 이기게 하는 밝고 흰 파랑색. 1,2층을 연결하는 계단식 강연장은 다할: 감나무, 밤나무, 참나무 등으로 염색한 색 한국의 나무들이 주는 자연염색의 색, 잘 익은 밤의 색. 그밖에도 1층에는 시민 휴게공간으로 미술 전시회를 열 수 있는 소소풍 라운지와 카페 모모스가 입점되어있다. 도모헌 입구 우측 방향에는 부산 어린이 복합문화공간 '들락날락'도 있다.

도모헌 2층 번루 공간

도모헌 2층 번루 공간


도모헌 현재 진행 프로그램과 앞으로의 방향성

도모헌은 현재 모모스 커피와 함께하는 '스페셜티 커피 프로그램', 삶을 올바르게 다루고, 의미와 재미를 찾는 강의와 토론 프로그램 '도모헌 부산 학교 1기', 도모헌이 만들어지기까지 과정과 과거 영상을 담은 아카아빙 쇼츠 영상 상영 '도모헌 아카아빙 콘텐츠 상영', 건축공간이 과거와 현재에 이르기까지 변화·과정, 학습·체험 '공간해설 투어 프로그램', 커피도시 부산의 향을 전하는 바리스타들이 커피이야기 '부산스토리-부산의 '향''이 계획되어있다.

도모헌은 국제회의, 토론회, 학술회의 등의 소규모 국제회사와 연회도 가능해 부산시는 이 시설이 부산의 문화적 가치를 높이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박 시장은 "도모헌이 부산에 오면 반드시 들러야 할 곳, 쉼과 영감을 주는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지속해서 가꾸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답사를 마치며


군사정권 시절부터 사용됐던 부산시장 관사가 도모헌이 40년 만에 개방되어 지난 9월에 전면 개방됐다. 부산 내 이런 공간이 있는지 몰랐는데 우연한 기회로 답사를 가보니, 외부 산책로와 소소풍 정원 걸으며 가을 정취를 느끼기 좋았다. 답사 당시 아쉽게도 소소풍 라운지는 다음 전시를 준비 중이라 텅빈 상태였다. 오는 13일날 전시를 재개한다고 하니 다시 가보면 좋을 것 같다.

전체적으로 좋았던 점보다 아쉬웠던 점이 떠오르는 도모헌이었다. 도모헌 건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산책로를 걸어 올라가야한다. 도모헌 입구로 들어와 차량을 주차한 후 과거 차량이 이동하던 경사진 산책로를 걸어 올라가기에 유모차를 동반한 방문객, 신체 활동이 자유롭지 않는 방문에게는 도모헌의 접근성이 좋지 못한 것 같다.

도모헌 내부 공간의 경우, 공간 내 기능성이 주로 강연이나 회의 목적인 공간으로 구획되어 부합한 목적없는 방문객들은 산책로 이용 및 카페 이용과 전시관람이 전부이다. 전시관람은 전시 시기를 맞추고 오지 않으면 텅빈 홀만 보게된다. 건물 내 오래 머무를 공간이 부족한 것이 아쉬웠다. 지역 주민으로서 역사성을 지닌 도모헌을 한번 구경하러 갈만하지만 지속적으로 찾게 될 공간으로서는 부족한 점이 느껴졌다.

또한 도모헌 내부는 완전히 현대적으로 재해석 되어 과거 어떤 형태로 구성돼있는지 예상하기 어려웠다. 2층 복도에 도모헌 역사를 주제로 만든 쇼츠 영상이 도모헌 운영시간 종일 틀려있다. 하지만 영상 매체만으로는 건축물 내부에서 방문객이 직접 도모헌 역사와 연결되기에 부족하다고 느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모헌은 권위주의를 탈피하고 시민의 품으로 돌아간 공간이라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이 든다. 휴식과 만남, 신선한 아이디어 등 자유롭게 도모하는 공간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앞으로도 지역주민과 다양한 각지역의 방문객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공간이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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